
오늘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AI의 근간을 만든 인물이지만,
정작 이름은 생소한 한 수학자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바로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의 아버지'
노버트 위너(Norbert Wiener)입니다.
그는 18세에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천재 중의 천재'였지만,
그의 화려한 업적 뒤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도
서글픈 '가정불화'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노버트 위너의 아버지는 하버드대 언어학 교수였습니다.
아버지는 위너를 자신의 '지적 설계'에 맞춘
완벽한 인재로 키우려 했죠.
5살 때 이미 라틴어와 수학을 섭렵하게 했고,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수업은 늘 가정불화로 끝났다.
나에게 실망한 아버지는 고함을 질러댔고,
어머니는 아버지에 맞서 나를 감싸기 바빴다.
나는 두 분 사이에서 울기만 했다."
이 문장은 위너의 회고록에 적힌 고백입니다.
천재 수학자의 유년기는 공식과 정답이 가득한 교실이 아니라,
공포와 눈물로 얼룩진 거실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묘한 기시감을 느낍니다.
100년 전 미국의 천재 수학자 이야기가
왜 오늘날 한국의 거실 풍경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우리는 여전히
'성적표 한 장'에 집안의 평화가 결정되는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며 살아갑니다.
- 시험 점수가 잘 나오면 온 가족이 웃음꽃을 피우고,
- 등수가 떨어지면 거실엔 싸늘한 침묵이나 고성이 오갑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공부는
'세상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아니라,
'부모님의 부부싸움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되어버립니다.
위너가 두 분 사이에서 울기만 했던 이유는,
자신이 공부를 못하면 집안의 평화가 깨진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이미 본능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너는 커서 '제어와 통신'을 다루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을 창시합니다.
기계나 생물체가 어떻게 정보를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조절(Control)하는지 연구한 것이죠.
어린 시절, 부모님의 감정을 제어할 수 없었고
소통의 부재를 겪었던 소년이 성인이 되어
'완벽한 소통과 제어의 시스템'을 연구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슴 아픈 역설입니다.
그는 자신의 학문을 통해 유년 시절 겪었던
그 혼란(엔트로피)을 잠재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위너는 위대한 과학자가 되었지만,
평생 불안 증세와 열등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존재 자체가 아닌 '성취'로만 인정받았던 기억이
독이 된 것이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혹시 우리도 아이들에게,
혹은 우리 자신에게 "기대에 부응할 때만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지는 않나요?
위너의 사이버네틱스 이론에 따르면
시스템이 안정되려면 끊임없는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간 관계에서의 피드백은 '고함'이 아니라
'따뜻한 수용'이어야 합니다.
성적표의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 숫자를 받아 든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일이니까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디지털 문명의 기초를 닦은
노버트 위너.
그의 천재적인 뇌는 세상을 바꿨지만,
그의 여린 마음은 평생 부모님의 거실에서
울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 곁의 'K-위너'들에게는 고함 대신
"결과와 상관없이 너는 이미 충분해"라는
말을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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