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보지 않는데 왜 나무를 심나요?" 《나무를 심은 사람》이 주는 깊은 울림

세상은 흔히 요란한 함성과 화려한 조명을 받는 이들을 영웅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여기, 이름도 없이 사라질 뻔한 노인의 '묵묵한 침묵'이 어떻게 세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장 지오노의 명작 《나무를 심은 사람》입니다.이야기는 1차 세계대전 직전, 황폐하고 메마른 프로방스의 산악 지대를 여행하던 한 남자가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노인을 만나며 시작됩니다. 누구도 살 수 없을 것 같던 그곳에서 노인은 홀로 양을 치며 묵묵히 도토리를 심고 있었습니다.세상이 전쟁과 파괴로 얼룩질 때, 노인은 오직 나무를 심는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10년, 20년, 30년... 긴 세월이 흐른 뒤 화자가 다시 찾은 그곳은 예전의 황무지가 아니었습니다. 노인이 심은 나무들이 거대한 숲을 이루었..

눈보라 속에서 피어난 단 하나의 명예, 푸시킨의 <대위의 딸>

러시아의 광활한 설원,그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한 남자가 낯선 이에게건넨 '토끼 가죽 외투' 한 벌.이 사소한 친절이 훗날 거대한 역사의 파도 속에서한 남자의 목숨과 사랑을 구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러시아 문학의 태양이라 불리는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유작이자 정수인 입니다. 이야기는 철부지 귀족 청년 표트르 그리뇨프가변방의 요새로 복무하러 떠나며 시작됩니다.그는 부임지로 향하던 중 조난을 당하지만,길잡이를 자처한 어느 부랑자에게고마움의 표시로 자신의 외투를 선물하죠.이후 요새 사령관의 딸 마샤와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것도 잠시,요새는 잔혹한 반란군 수장 푸가초프에 의해 함락됩니다.죽음의 문턱에서 그리뇨프를 구한 것은 놀랍게도과거 그에게 외투를 받았던 그 부랑자,바로 푸가초프였습니다..

나만의 하늘을 찾아가는 여정: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누가 당신 대신 당신의 삶을 살게 하지 마라."거울 속의 나는 어제와 같지만,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기대라는 좁은 틀 안에 갇혀 정작 나 자신의 목소리는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오늘은 흑인 여성 문학의 금자탑이자,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해 나간한 여성의 대서사시, 조라 닐 허스턴의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를 소개하려 합니다.이야기는 주인공 '재니'가 인생의 황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시작됩니다. 그녀의 삶은 세 번의 결혼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할머니의 뜻에 따른 무미건조한 첫 번째 결혼, 마을의 권위자이자 가부장적인 남편 밑에서 인형처럼 살아야 했던 두 번째 결혼. 재니는 남들이 말하는 '안정'과 '사회적 지위'를 가졌지만, 정작 영혼은 죽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시..

완벽한 불완전함: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말에 관하여

일주일 내내 우리는'무엇인가'를 해내야 한다는강박 속에 삽니다.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뜨고,할 일 목록(To-do list)을 점검하고,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갓생'이 미덕인 시대니까요. 하지만 숨 가쁘게 달려온평일 끝에 마주한 주말마저성취로 채워야 한다면,그건 휴식일까요,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숙제일까요? 오늘 저는 의도적으로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창밖으로 흘러가는 구름을한참 바라보기도 하고,엉뚱한 상상에 잠겨침대 위에서 뒹굴기도 하죠. 예전의 저라면 이런 시간을'무용한 시간'이라 부르며불안해했을지도 모릅니다.생산적이지 못한스스로를 보며 자책했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이 '무용한 시간'이야말로우리를 다시 살게 하는가장 유용한 에너지라는 것을요. 때로는 멈춰 서서나 자신에게 말해..

관계에 지친 당신에게: 톨스토이가 건네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처방전

세상 사람들에게 치이고,관계의 무게에 눌려 조용히 혼자만의 동굴로숨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지능이 높을수록인간관계를 정리한다"는 말이어쩐지 든든한 위안이 되는 시대,우리는 타인과 섞여 얻는 에너지보다관계 속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훨씬 크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압니다. 그런 탓일까요,무리 짓기보다 차라리 홀로 남기를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이런 회의적인 시대에,140년 전 레프 톨스토이가 던진 질문 하나가다시금 폐부를 찌릅니다."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은 하느님의 명을 어겨지상으로 쫓겨난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벌을 받아 인간 세상에 떨어진 그는가난한 구두장인 시몬을 만나게 되고,그와 함께 살며 인간의 삶을 관찰합니다.미하일에게 주어진 숙제는하느님께 돌아가기 위해다음 ..

껍데기뿐인 자신감은 버려라: 진짜는 ‘기록’에서 나온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자신감이 있습니다.하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띄운‘공기 주입식 자신감’이고,다른 하나는 묵묵히 쌓아 올린시간 위에 뿌리내린 ‘본질적인 자신감’입니다. 로저 스타우바흐는 우리에게 이렇게 일침을 놓습니다.“자신감은 아무 곳에서나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몇 시간, 몇 날, 몇 주, 그리고 몇 년의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 그것이 바로 당신을 지탱하는 유일한 근거다.” 무언가를 잘하는 ‘척’할 때,우리는 늘 불안합니다.혹시나 누군가 내 실체를 알아채지는 않을까,혹시나 이번에 실패해서나의 ‘허세’가 들통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죠.하지만 진짜 자신감은 ‘증명’에서 옵니다.내가 나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는 증거,그 묵직한 시간이 내 뒤에 서 있을 때우리는 비로소 당당해집니다. 우리는 흔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