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5. 11. 19. 00:00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 ‘다시’ 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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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마다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이번만큼은 정말 끝까지 해보자.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 다짐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그러곤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나란 인간은 왜 이렇게 끝까지 못 할까.
하지만 어쩌면 문제는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애초에 지속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다짐은 늘 거창하다.
하루에 2시간 영어 공부, 매일 5km 러닝, 책 한 챕터 읽기.
목표는 클수록 멋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키기 어려워진다.
우리는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피곤하거나 집중이 흐트러지는 순간들을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작심삼일은 의지가 약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큰 목표를 세운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이제 다른 방식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하루 2시간 영어 공부 대신 영어 문장 세 개를 읽고,
5km 러닝 대신 운동화 끈을 묶고 집 밖으로 한 번만 나간다.
책 한 챕터 대신 책상 앞에 앉아 한 장만 읽는다.
이렇게 목표를 최소 단위로 줄이면 ‘시작’이 쉬워진다.
그리고 시작이 쉬워지면 꾸준함은 생각보다 부드럽게 이어진다.
습관의 힘은 강도가 아니라, 결국 지속성에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보상이다.
우리는 눈앞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보상에는 민감하지만,
몇 달 뒤에 돌아올 보상에는 둔감하다.
그래서 다이어트, 공부, 운동처럼 장기적인 목표가 특히 어렵다.
그럴 땐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설계해도 좋다.
계획을 지킨 날엔 의식적으로 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아, 내가 오늘도 해냈구나.”
이런 감정이 매일 조금씩 쌓이면
우리 뇌는 그 작은 칭찬에도 반응하며
다음 날의 행동을 더 쉽게 밀어준다.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의지가 약해서 안 되는 게 아니라,
환경의 힘이 의지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운동복이 옷장 깊숙이 숨어 있으면 나갈 마음이 생기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운동복을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두고,
책과 펜은 언제든 펼칠 수 있는 곳에 두려고 한다.
그렇게 환경을 바꾸면
나는 자연스럽게 ‘책을 자주 읽는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행동을 쉽게 만들어주는 환경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도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기분’을 기준으로 삶을 움직인다.
하기 싫으면 미루고, 컨디션이 안 좋으면 내일로 넘긴다.
하지만 꾸준함은 기분이 좋은 날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기분이 어떻든 절대 0인 날을 만들지 않는 것,
그것이 꾸준함의 핵심이다.
“오늘은 5분만이라도 하자.”
이 작은 약속 하나만 지켜도 우리는 멈추지 않고 다시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이젠 작심삼일을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멈추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건 다시 시작하는 힘이다.
꾸준함은 완벽함이 아니라 회복력이다.
잠시 쉬어도 괜찮다.
하지만 반드시 다시 시작하는 사람,
결국 그 사람이 원하는 곳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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