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무언가를 사고 싶어질 때,
사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원하는 건 이 물건인가, 아니면 이 물건을 가진 ‘나’인가?”
이 질문은 단순히 소비의 고민을 넘어,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고 싶은지를 묻는 성찰의 시작이다.
어떤 물건을 보고 갑자기 마음의 불이 켜질 때가 있다.
그 물건이 반짝여서가 아니라,
그 물건을 손에 쥔 새로운 내 모습이 순간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만들어줄 미래의 나를 사려 한다.
그 환상 속의 나는 조금 더 능력 있고, 더 세련되고, 더 여유로운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모습을 손에 넣고 싶어 한다.
마치 쇼핑이, 잠시나마 인생을 바꿔줄 작은 마법인 것처럼.
하지만 감정이 무르익은 이 순간에 멈춰서면 문득 이상한 걸 깨닫게 된다.
실제로 바뀌는 건 물건 하나뿐인데, 왜 나는 그토록 ‘나’까지 바뀔 것처럼 기대하는 걸까?
이 기대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철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말해 왔다.
인간은 가진 것으로 자신을 설명한다.
우리는 옷, 스마트폰, 노트북, 심지어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나’를 드러내는 도구로 쓴다.
그리고 현대 사회는 그 경향을 더 강하게 자극한다.
SNS는 타인의 소비를 비교 기준으로 만들었고, 브랜드는 이미지가 곧 ‘가치’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착각에 빠진다.
물건을 사면, 나도 그 이미지에 가까워질 거라고.
하지만 물건이 바뀐다고 사람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순간적으로 잊어버린다는 데 있다.
무언가 사고 싶다는 마음에는 늘 ‘지금의 나’에 대한 감정이 숨어 있다.
조금은 지쳤다.
조금은 부족하다.
조금은 변화를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외부의 힘으로 나를 바꾸고 싶어진다.
지름신이 오는 순간이 가장 달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핍을 완전히 채우지는 못하지만, 채워질 것 같은 환상을 주기 때문이다.
사고 나면 반드시 허무가 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사라진 건 결핍이 아니라 충동뿐이기 때문이다.
가만히 떠올려보면 우리는 물건을 산 게 아니라,
그 물건이 입혀준 이미지를 샀던 때가 많다.
- 비싼 운동화는 ‘꾸준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샀고
- 새 카메라는 ‘감성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샀고
- 노트북은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 산 것이다.
그러니 물건을 산 뒤에 금방 질리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지는 오래가지 않을 뿐더러, 그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행동이 없는 이미지는 허세가 되고, 허세는 오래 들고 다닐 수 없는 무게를 준다.
사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감정이다.
편안함, 인정받고 싶은 마음, 새로운 나에 대한 가능성, 혹은 작은 위로.
우리는 그런 감정들을 상품 속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사는 것이다.
물건은 그저 포장지일 뿐이다.
그래서 어떤 소비는 나를 망치고,
어떤 소비는 나를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든다.
물건이 아니라 감정의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물건을 사고 싶은 이유가
진짜 '필요' 때문인지,
감정 때문에 ‘갖고 싶은 나’를 상상하는 건지
차분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대답이 들릴 것이다.
- “나는 이 물건이 아니라, 이 물건이 만든 환상을 사고 싶구나.”
- “나는 새로운 나를 상상하며 위로받고 싶구나.”
- “나는 잠시 쉬고 싶은데, 소비로 감정을 덮으려 했구나.”
이 질문 하나만 스스로에게 던져도, 우리는 충동이 아닌 선택을 하게 된다.
지름신이 아닌 내 의지로 선택하는 소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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