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은 이미 삭제되었습니다.
2026년의 12분의 1이 흔적도 없이 증발한 지금,
우리 손에 남은 건 여전히 깨끗한 플래너와
“조만간”이라는 애매한 말뿐입니다.
우리가 매번 공들여 세우는 ‘철저한 계획’이란,
어쩌면 실행하지 못하는 나를 합리화하기 위한
가장 지적인 도피처일지도 모릅니다.
계획은 완벽할수록 안락하고,
안락할수록 실행되지 않습니다.
결심은 늘 미래의 나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내일부터”, “준비되면”이라는 말은 사실 이렇게 번역됩니다.
‘지금의 나는 하지 않겠다.’
그렇게 우리는 1월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미래로 도망치는 사이,
2월은 3월이 되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면
12월의 찬바람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당신의 등을 때릴 것입니다.
시간은 한 번도 기다려준 적이 없으니까요.
철학적으로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행위하는 존재입니다.
수영을 배우겠다고 수십 번 결심하는 사람은
여전히 물 밖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어 숨을 헐떡이며
허우적거리는 순간에만,
비로소 그는 ‘헤엄치는 사람’이 됩니다.
시작은 반이 아닙니다.
사실상 전부입니다.
계획은 완벽한 지도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방향만 알려주는 나침반이면 충분합니다.
멈춰 서 있는 물체는 궤도를 수정할 수 없습니다.
움직이는 순간에만,
우리는 틀리고 배우고 다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일단 몸을 던지면 상황이 나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책은 한 페이지를 넘겨야 다음 문장이 궁금해지고,
운동은 운동화를 신어야 현관문 밖으로 나갈 이유가 생깁니다.
계획은 조용한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땀과 시행착오가 쌓이는 실행의 길 위에서만
비로소 현실이 됩니다.
2026년의 끝에서 당신은 어떤 뒷모습으로 서 있고 싶습니까?
12월 31일,
혹시 “2027년부터는 진짜 제대로 해야지”라고 말하며
다음 칸으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진 않겠습니까?
아니면 이미 무언가를 꾸준히 해온
사람 특유의 에너지가 몸에 밴 채,
조용히 서 있겠습니까?
중요한 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미래형 질문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이미 하고 있다’는 현재진행형의 상태입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면,
그 움직임이 만든 관성이 당신을 알아서 끌고 갑니다.
결심은 머리가 하지만, 지속은 몸이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오직 하나의 순간에서만 시작됩니다.
바로, 지금 당장의 무모한 시작에서.
완벽한 타이밍은 환상입니다. 그래서 영원히 오지 않습니다.
지금 당신의 손에 들린 그 일,
머릿속을 스친 그 생각을 그냥 지금 하십시오.
1월을 흘려보냈다고 자책할 시간에,
차라리 한 걸음을 내디디는 편이 훨씬 생산적입니다.
2월은 늦은 달이 아닙니다.
‘시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에 가장 극적인 달입니다.
2026년의 마지막에서 당신이 마주할 모습은
‘대단한 전략가’가 아니라,
무작정 시작해서
여기까지 와버린 무서운 실행가이길 바랍니다.
오늘 내디딘 그 작은 발걸음이 만든 에너지가,
당신을 2027년과 그 이후의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데려다줄 것입니다.
혹시 아직도 계획만 만지고 있는게 있다면,
그만 내려놓고 그냥 시작하세요.
나머지는,
당신의 몸이 만들어낸 에너지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생활 꿀팁 ·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운명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 당신은 키를 잡았는가, 돛을 내렸는가? (7) | 2026.02.04 |
|---|---|
| "당신의 삶을 헐값에 넘기지 마세요" - '지금 당장'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 (8) | 2026.02.03 |
| "돈은 훌륭한 하인이지만, 최악의 주인이다" (7) | 2026.02.02 |
| 삶은 우리가 요청한 것만 준다 (8) | 2026.02.01 |
| "악력, 철봉에 매달리기가 꼭 필요한 이유" - 악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11) | 2026.01.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