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은 한 번 자리 잡으면 돌리기 어렵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새로운 것을 시도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한번 굳어진 생각의 틀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패러다임’의 무서운 힘이다.

패러다임이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
즉 ‘사고의 안경’과 같다.
문제는 이 안경을 너무 오래 쓰다 보면,
더 이상 그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도, 개인도, 사회도 예외가 없다.
과거의 성공 경험은 강력한 패러다임을 만든다.
“이 방식이 늘 통했으니까 앞으로도 통하겠지.”
이런 믿음이 혁신의 가장 큰 적이 된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전 직원에게 말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

이 발언은 단순한 리더십의 과시가 아니었다.
그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과거의 성공 패러다임’에 갇혀 있음을 꿰뚫어보고 있었다.
제품보다 사고방식을 바꿔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즉, 그는 단순한 개혁이 아닌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문제는 패러다임이 한 번 자리 잡으면 정말로 돌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렵다’는 말은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가 먼저 의문을 품고, 다르게 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언제나 “왜?”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왜 이렇게 해야 하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 단순한 질문들이 낡은 틀을 흔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연다.

 

이건희 회장이 던진 말의 본질은 결국 이것이다.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의 생각은 왜 그대로인가?”

조직이든 개인이든 변화는 외부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 출발점은 언제나 생각의 전환,
즉 패러다임의 변화다.

지금 당신의 일, 습관, 사고방식 중
‘과거에는 유효했지만 이제는 발목을 잡는 것’은 무엇인가?
패러다임은 은밀하게 우리를 지배한다.

성공을 유지하고 싶다면,
내 안의 패러다임을 의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패러다임은 한 번 자리 잡으면 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진짜 혁신가는 어렵다는 이유로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

이건희 회장이 말한 “다 바꿔라”는 명령은
결국 모든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사고의 전환을 뜻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결국 세상이 바뀐다.